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DELIVER US FROM EVIL(2025)
영화정보
개봉일: 2020년 08월 05일
감독: 홍원찬
장르: 범죄/액션
영화의 제목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라는 문장은 성경의 구절에서 나오는 문장입니다. 영화는 모든 폭력과 악의 한복판에서 인간에게 구원은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홍원찬 감독의 두 번째 작품으로 하드보일드 액션 장르를 감각적이고 구원이라는 주제를 독특한 스타일로 연출한 작품입니다. 비 내리는 도심, 네온사인 가득한 골목, 총성과 칼날이 교차하는 장면 등은 80~90년대 홍콩 범죄 영화의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출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태국을 배경으로 하면서 이국적이면서도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극대화하면서 등장인물들의 혼란스러운 내면을 반영합니다. 카메라 움직임과 음악, 조명은 모두 감정과 긴장감을 세밀하게 조율하며 시각적으로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총격전이나 칼부림 같은 액션 장면들은 CG 없이 실감 나는 촬영으로 진행되면서 현실감을 전달합니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총격전과 계단에서의 육탄전은 고전 액션영화에 대한 경의를 표함과 동시에 현대적 감각을 더해서 좋은 연출을 보여줍니다. 그 속에서 배경 음악과 사운드는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긴장감을 조성합니다. 잔혹한 장면에서는 침묵을 활용해 영화의 몰입도를 높여줍니다.
또한, 주연배우로 황정민과 이정재가 나오면서 많은 관객들의 기대감도 불러일으킵니다. 신세계 이후 만난 두 배우의 액션연기는 역시 많은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 두배우 말고 또 다른 주연배우인 박정민 배우의 등장이 영화의 내용을 더욱 긴장감 있고 풍부하게 했습니다. 실제 티저 예고편과 1차 예고편에서 어디에도 박정민 배우가 등장하지 않았는데 이것 또한 의도했다고 합니다. 이 의도에 걸맞게 좋은 연기로 많은 주목을 받고 연기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습니다. 이렇게 깊이 있는 연출과 배우들의 명연기로 코로나 팬데믹 기간 흥행한 영화 중 하나로 뽑히는 영화입니다.
암살자와 복수자 선과 악의 불분명한 경계
국정원 비밀요원인 인남과 그의 상사 춘성은 조직에게 버림받고 도망자의 인생을 살게 됩니다. 인남은 일본으로 도망치고 일본에서 살인청부업자일을 하면서 많은 돈을 벌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임무만 하고 일을 그만둘 계획을 합니다. 하지만 계획과는 다르게 태국에 있는 헤어진 여자친구 영주가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영주의 딸인 유민이 실종되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함께 알게 됩니다. 인남은 조직에게 버림받고 영주에게 일방적으로 이별을 고하고 일본으로 도망쳤습니다. 그래서 영주가 임신했다는 사실과 숨겨진 딸이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던 인남은 절망하며 딸을 구하기 위해 태국으로 떠납니다.
하지만 태국에는 그런 인남을 노리는 레이가 있습니다. 레이는 인남이 청부업자일을 하면서 죽였던 일본 야쿠자 고레다의 동생입니다. 인남은 태국에서 트랜스젠더 통역사 유이의 도움을 받으면서 유민을 찾아 나섭니다. 그 과정에서 어두운 범죄현장에 피해자였던 많은 아이들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렇게 유이의 도움으로 유민이가 감금된 곳을 찾게 되었지만 그곳에서 레이를 만납니다. 레이와 긴 혈투를 하면서 경찰까지 들이닥치고 결국 유민이를 찾지 못합니다. 결국 레이와 계속된 혈투 끝에 결국 인남은 레이와 함께 목숨을 잃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유이는 유민이를 구하고 도망치게 됩니다. 함께 유민이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유이는 혼자 남은 유민을 외면하려고도 했지만 인남의 부탁을 무시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유이는 인남이 남겨둔 돈으로 유민과 함께 새로운 삶을 위한 파나마에 도착하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액션 속에 숨겨진 구원의 서사 그리고 남겨진 질문
영화를 보기 전에 제목을 봤을 때 상상하지 못했던 내용이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내용이어서 좀 더 집중하면서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 속 범죄의 어두운 장면들을 보면서 어딘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라고 느껴지면서 마음 한편이 너무 안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이 아팠던 것은 아무것도 모른 채 이용당하는 어린아이들을 모습이었습니다. 사랑만 받기에도 부족한 아이들을 범죄에 이용당하는 모습이 너무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유이가 외면하지 않고 아이들을 구해주고 점차 진심으로 유민이를 구하는 감정선에 더욱 공감이 갔습니다.
뻔하게 흘러갈 수 있는 액션 영화를 트랜스젠더 캐릭터 유이의 등장으로 단순한 액션영화를 넘어설 수 있게 해 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유이를 연기한 박정민 배우의 연기가 더욱 빛났다고 생각합니다. 예고편만 보고는 박정민 배우의 비중이 크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개인적으로 박정민 배우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흥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좋아했던 배우였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더욱 확신을 갖고 좋아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무엇보다 무엇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버릴 수 있는가, 그리고 악 속에서 인간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가를 묻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겉으로는 차갑고 거칠어 보이지만 속은 누구보다 뜨겁고 슬픈 영화라고 생각합니다.